구약성서가 정확히 언제쯤 정경으로 확립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구약성서내에 최종적으로 포함된 책들은 대략 기원전 2-3세기 경에 완성된 것으로 생각된다. 구약성서의 책들 가운데 가장 마지막에 쓰여진 책은 다니엘서로 여겨진다. 역사적으로 구약 성서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시대인 페르시아 시대부터 신약성서의 배경이 되는 로마시대까지를 구신약중간사 시대로 명명하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구약성서 또한 실제로는 중간사 시대에 마무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살펴 보았듯이 중간사 시대를 지나면서 여러가지 새로운 신앙의 방향성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내세와 영적인 존재에 대한 생각들이다. 이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문헌들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는데, 중간사 시대 때부터 만들어진 문서로 널리 읽혀졌으나 히브리 성서 안에 포함되지 못한 책들을 일컬어 ‘외경’이라 부른다. 이 외경은 특징은 언어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그리스어로 작성되어 있다. 일부 책들의 경우에는 히브리어 원본이 존재할 것으로 생각되고, 실제 쿰란 동굴에서 바룩서의 히브리어 사본이 나와 이에 대한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이 외경은 히브리 성서가 그리스어로 번역(70인역) 되면서 포함되었는데 가톨릭 교회에서는 이를 일부 여전히 성경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 기독교의 경우에는 루터가 종교개혁을 통해 성경 번역을 진행하면서 히브리어로 쓰여진 책들, 즉 히브리 성서 내에 포함된 책들만을 정경으로 삼아 외경이 빠지게 되었다.
가톨릭과 기독교의 외경/위경 구분은 다음과 같다.
http://alphalef.com/apps/presentations/ot/img/canon.pdf
중간사 시대의 특징적인 변화라 할 수 있는 것은 헬레니즘의 영향이다. 이 과정 속에서 영혼 불별과 내세, 그리고 존재론적인 선과 악(천사와 사탄) 등과 같은 개념이 유입되었다. 따라서 이 시대 속에서 저술된 외경 문헌들에는 헬레니즘의 영향이 함축되어 있기도 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신앙적인 방향성을 완전히 바꾸었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이들은 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여 구약의 전통을 바탕으로 신앙적 방향성을 주체적으로 재구성하였다. 그리고 부활과 내세 자체가 구약에서 완전히 배제되었다고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그 개념이 다소 분명치 않았던 이 개념들을 보다 구체화시켰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또한 중간사 시대는 외세의 지배 하에 있었기 때문에 정치적인 독립과 더불어 메시아 대망과 종말론적 묵시사상이 강조되는 방향성이 더욱 강조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이 책은 1773년 스코틀랜드 탐험가 제임스 부르스가 에티오피아에서 발견하여 유럽에 알려 지게 되었다. 에녹서는 총 3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권은 에티오피아어(암하라어), 2권은 슬라브어(정교회 슬라브어), 그리고 3권은 2세기 이후의 히브리어로 작성되었다. 그 가운데 에녹 1서가 가장 오래된 책(아마도 기원전 300-200 사이)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는 천사의 이름과 사탄이 천사가 타락한 존재라고 하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이 책의 이름으로 언급되는 에녹은 창5:24에 등장하는 하나님과 함께 살다가 사라진 인물을 가리킨다. 이 책은 쿰란문헌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희년서, 바룩2서, 에스라4서 등과 같은 다른 외경들이 이 책을 인용할 만큼 당시 나름대로의 권위를 인정받았던 책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후대에 기독교 종파들 가운데에서 에티오피아 교회에서만 명맥을 유지하게 된다.
이 책에 나타난 중요한 종교적 개념들은 다음과 같다.
<aside> 💡 천사에 관한 개념은 구약성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천사는 히브리어로 말아크(מלאך)라고 하는데 이 단어의 원래 의미는 전령(messenger)이다. 그런데 구약성서에서 나타나는 말아크의 역할과 정체성이 다소 모호하다. 인간과 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때로는 신적인 성격을 나타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구신약 중간시대에 들어 이러한 천사의 모호성이 보다 분명하게 정의되는 경향성이 나타난다.
천사의 역할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던 것은 유다의 멸망과 포로기 시대 이후에 끝났던 예언의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개, 스가랴, 말라기 이후로 더이상 예언자는 나타나지 않으며, 설령 예언자로 칭하는 이가 있다 할지라도 거짓 예언자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다. 유대 전통에서는 더 이상 예언자는 공식적인 인정을 받지 못한다. 그러한 가운데 중간사 시대에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존재로 천사가 강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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